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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테크·금융

[마케팅 경제학] '수능 특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가격 차별과 고객생애가치(LTV) 전략

by trendwon 2025.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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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경제학] '수능 특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가격 차별과 고객생애가치(LTV) 전략

매년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 직후, 대한민국 소비 시장은 '수험생'이라는 특정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프로모션 전쟁'에 돌입합니다. 이는 단순한 할인 이벤트를 넘어, '가격 차별'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생애 첫 고객'을 선점하여 미래의 수익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정교한 경제 전략입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수능 특수' 현상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1. 핵심 전략 1: '가격 차별(Price Discrimination)'을 통한 수요 창출

'수험생 할인'은 경제학의 '3급 가격 차별'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는 시장을 여러 소그룹으로 구분하고, 각 그룹의 '수요의 가격 탄력성'에 따라 다른 가격을 부과하는 전략입니다.

'수험생' 그룹은 ▲소득이 거의 없어 가격에 매우 민감하고, ▲시간은 많지만 구매력은 낮은 특징을 가집니다. 기업은 이 그룹에만 '수험표'라는 명확한 자격증명을 통해 파격적인 할인을 제공함으로써(예: 롯데월드 2만6000원, 서울랜드 55% 할인), 평소에는 구매를 망설였을 잠재 수요를 실제 구매로 전환시킵니다.

또한, '동반인 할인'(예: 신화테마파크 동반 3인, 글래드 호텔 최대 4인)은, 할인 혜택이 없는 고객(부모, 친구)의 동반 방문을 유도하여 '객단가'를 높이는, 고도의 '집객' 전략입니다.

2. 핵심 전략 2: '생애 첫 고객' 선점을 통한 LTV(고객생애가치) 극대화

특히, 통신사, 은행, 미용/의료 산업에서 '수능 특수'는 단기 매출 증대보다, '고객생애가치(LTV, Lifetime Value)'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기적인 '고객 획득(Customer Acquisition)' 전략의 성격이 강합니다.

산업 전략 분석
통신/IT 성인이 되어 첫 스마트폰을 개통하고 첫 신용카드를 만드는 '생애 첫 고객'을 자사 브랜드로 유치하면, 높은 '전환 비용(Switching Costs)'으로 인해 해당 고객이 수십 년간 충성 고객으로 남을 확률이 높습니다. '수험생 할인'은 이 미래의 막대한 LTV를 확보하기 위한 '초기 투자 비용(CAC)'입니다.
시력교정/뷰티 '다비치안경'의 할인, 성형외과의 '첫 수술' 할인은, '데이터'와 '경험'이 중요한 시장입니다. 할인을 통해 긍정적인 첫 경험을 제공하면, 해당 고객이 미래에 재구매/재시술을 할 때 동일한 브랜드를 재방문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3. 수요 측면 분석: '억압된 수요'와 '보상 심리'의 폭발

공급 측면의 전략이 성공하는 이유는, 수능 직후의 수험생들이 보이는 독특한 소비 심리 때문입니다.

  • 억압된 수요(Pent-up Demand): 장기간의 입시 준비로 억눌려왔던 소비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현상.
  • 보상 심리(Reward Psychology): "고생한 나를 위한 보상"이라는 강력한 자기합리화 기제가 작동하여, 평소보다 소비에 관대해지고 가격 저항이 낮아집니다.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의 항공사와 '통영', '인천' 등 관광 업계가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이유입니다.

4. [총정리] 2026학년도 수능 수험생 할인 혜택

수험표(또는 증빙 서류)는 필수입니다. 대부분 혜택이 연말까지 이어지지만, 세부 기간과 조건(사전 예약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레저/문화

  • 롯데월드 ( ~11/30): 어드벤처 2.6만원, 부산 2만원, 아쿠아리움 1.75만원, 서울스카이 1.55만원.
  • 에버랜드 ( ~12/31): 본인 2만원. 정기권 50% 할인, '솜 포인트' 룰렛 이벤트 참여 가능.
  • 서울랜드 ( ~12/31): 파크이용권 2.05만원 (55% 할인).
  • 신화테마파크 ( ~12/31): 자유이용권 2만원 (동반 3인까지).
  • 롯데시네마 ( ~11/30): 특정 영화 7,000원 관람 쿠폰.

외식

  • 글래드 호텔 ( ~11/30): '그리츠' 디너 20%(최대 4인), '삼다정' 본인 최대 50%(동반 30%). (사전 예약 필수)
  • 63레스토랑 ( ~11/30): 코스 요리 40% 할인 (사전 예약, 본인 한정).
  • 상무초밥 ( ~11/30): 초밥 1세트 50% 할인.
  • 제주신화월드 (11/13~14 등): '랜딩 다이닝' 1인 무료, '성화정' 짜장면 무료 등.

쇼핑/유통

  • 이마트:** 초콜릿/캔디류 상품권 증정, '페레로로쉐' 50% 할인, 보온도시락/텀블러 최대 50% 할인.
  • 이마트24 ( ~11/30): '약콩두유빵' 6종 2개 이상 구매 시 30% 할인.
  • GS25, 뚜레쥬르, 농심 등: 수능 응원 협업 상품 및 캠페인 진행.
  • 예일(YALE): 오프라인 매장 전 상품 20% 할인.
  • 다비치안경 ( ~11/30): 본인 20%, 동반 10% 할인.

항공/여행

  • 티웨이항공 ( ~내년 1/31 예약): 국내선 25%, 국제선 최대 10% (본인+동반 1인). (탑승일 ~내년 2/22)
  • 에어부산 ( ~11/16):** 할인 프로모션 및 럭키드로우.
  • 통영관광개발공사 ( ~내년 1/31): 케이블카 등 3개 시설 50% 할인.
  • 태백시시설관리공단 ( ~11/30): 영화관, 헬스장, 캠핑장 등 할인.

5. 결론: '통과 의례'를 가장 성공적으로 상업화한 시장

결론적으로, '수능 특수'는 '수능'이라는 대한민국 사회의 독특한 '통과 의례(Rites of Passage)'를, 기업들이 가장 성공적으로 상업화한 시장입니다. 기업은 이 시기의 청소년들이 '학생'에서 '성인 소비자'로 전환되는 과도기적 정체성에 주목합니다. '할인'이라는 단기적 혜택을 통해 그들의 첫 소비 경험을 지배하고, 이를 통해 미래의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하려는, 매우 정교하고 장기적인 경제 전략이 '수능 특수'의 본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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