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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테크·금융

[행동경제학] 로또는 왜 '비합리적'인 줄 알면서도 팔리는가? (기대값, 효용이론, 사행성 심리 분석)

by trendwon 2025.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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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Lotto) 구매는 전통 경제학의 '합리적 인간(Homo Economicus)' 모델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비합리적 소비 행태 중 하나입니다.

 

수학적으로 명백히 손해인 것을 알면서도, 매주 1,000억 원에 가까운 돈이 복권 구매에 사용되는 현상은, 인간의 의사결정이 기대값(Expected Value)이 아닌, 복잡한 심리적 요인에 의해 이루어짐을 증명합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행동경제학의 주요 이론을 통해 로또 구매 심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1. 수학적 분석: 로또의 기대값(Expected Value)은 왜 항상 마이너스인가?

 

기대값은 특정 선택을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결과의 확률적 평균 가치를 의미합니다. 로또 6/45의 1,000원짜리 티켓 한 장의 기대값은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기대값(EV) = Σ (각 등수별 당첨금 × 당첨 확률) - 티켓 가격

 

2025년 기준, 1등 평균 당첨금(세후)과 확률 등을 모두 고려하여 계산한 로또 한 게임의 기대값은 **약 480원** 수준입니다. 이는 1,000원을 지불하는 순간, 평균적으로 520원의 손실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수학적으로 로또는 명백히 '손해'인 게임입니다.

 

 

2. 행동경제학적 분석: '기대값'이 아닌 '기대효용'에 베팅하는 심리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이 손해 보는 게임에 기꺼이 참여할까요? 행동경제학은 '기대효용 이론(Expected Utility Theory)'과 다양한 인지 편향으로 이를 설명합니다.

 

 

이론/편향 설명
기대효용 이론 인간은 금전적 기대값이 아닌, 그 결과로부터 얻는 주관적인 '효용(만족감)'의 기대값에 근거하여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로또 구매자에게 1,000원 지출은 미미한 효용 감소지만, '1등 당첨'이라는 사건은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인생 역전'의 효용을 상상하게 하므로, 기대효용은 플러스(+)가 될 수 있습니다.
확률 가중 함수 (전망 이론) 인간은 0에 가까운 매우 낮은 확률(예: 814만분의 1)을 실제 확률보다 '과대평가'하는 인지적 편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혹시 내가?"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입니다.
후회 회피 (Regret Aversion) "만약 내가 이번 주에 안 샀는데, 내가 항상 찍던 번호가 1등으로 나오면 어떡하지?" 라는 '후회'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구매하는 심리입니다.

 

 

3. 거시경제적 관점: 로또, '자발적 세금'이자 '경기 역행 지표'

 

 

개인의 비합리적 선택이 모여, 거시경제적으로는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 '자발적 세금(Voluntary Tax)': 로또 판매액의 약 42%는 '복권기금'으로 조성되어, 주거 안정 지원, 소외계층 지원 등 다양한 공익사업의 재원으로 활용됩니다. 이는 정부가 강제성 없이 조세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역진성(소득이 낮을수록 소득 대비 지출 비중이 커짐)'이 높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 '경기 역행 지표(Counter-cyclical Indicator)': 일반적으로 경기 불황기에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질수록, '인생 역전'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져 로또 판매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4. 결론: 희망의 상품화, 그 이면에 대한 고찰

 

 

 

결론적으로, 로또는 '당첨'이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당첨될 수 있다는 일주일간의 기대와 희망'이라는 무형의 경험을 판매하는 고도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이는 합리적 기대값의 관점에서는 명백한 손실이지만, 심리적 만족감이라는 효용의 관점에서는 개인에게 1,000원의 가치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로또의 경제학은, 인간이 얼마나 비합리적이면서도, 동시에 그 비합리성 속에서 나름의 '합리성(효용 극대화)'을 추구하는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가장 흥미로운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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