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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테크·금융

[미디어 경제학] '건강 정보 프로그램'의 비즈니스 모델 분석: 인포머셜과 콘텐츠의 경계

by trendwon 2025.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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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시간대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TV를 중심으로 방영되는 '건강 정보 프로그램'은, 중장년층을 핵심 타겟으로 하는 가장 성공적인 '인포머셜(Infomercial, 정보 광고)'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입니다.

 

유익한 정보 제공이라는 공익적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 본질은 특정 건강기능식품 또는 의료기기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판매 깔때기(Sales Funnel)'입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이러한 프로그램의 경제적 구조와 마케팅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1.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구조: A-I-D-A 모델의 변용

 

건강 정보 프로그램의 서사 구조는 전통적인 마케팅 모델인 AIDA(Attention-Interest-Desire-Action)를 충실히 따릅니다.

 

 

  1. Attention (주의): "당신도 OOO 질환의 위험군일 수 있습니다!" 와 같은 자극적인 주제로 시청자의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2. Interest (흥미): 질병의 원인과 증상, 위험성을 설명하며 시청자의 흥미와 불안감을 동시에 유발합니다.
  3. Desire (욕망): 의사, 교수 등 '전문가'를 등장시켜 특정 성분(예: 보스웰리아, 크릴오일)의 효능을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설명하며, 문제 해결에 대한 시청자의 욕망을 자극합니다.
  4. Action (행동): 방송 말미, 해당 성분을 함유한 특정 제품을 노출하고 상담 전화번호를 안내하여 시청자의 즉각적인 '구매 행동'을 유도합니다.

 

2. 경제학적 분석: '정보 비대칭'과 '권위 마케팅'의 활용

 

이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은 두 가지 핵심 경제 원리에 기반합니다.

 

 

경제 원리 분석
정보 비대칭 (Information Asymmetry) 의료 및 건강 정보는 대표적인 '전문가 시장'으로, 소비자는 판매자가 제공하는 정보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프로그램은 이러한 정보 비대칭 상황을 이용하여, 특정 성분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선택적으로 부각하고, 잠재적인 부작용이나 효능의 한계에 대해서는 침묵합니다.
권위 마케팅 (Authority Marketing) '의사 가운'으로 상징되는 전문가의 권위(Authority)를 활용하여, 정보의 신뢰도를 인위적으로 증폭시킵니다. 소비자는 정보의 내용 자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기보다, "의사가 추천했으니 믿을 수 있다"는 '권위 편향(Authority Bias)'에 따라 구매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3. 수익 배분 구조: 방송사, 제작사, 판매업체의 이해관계

 

건강 정보 프로그램은 방송사, 외주 제작사, 그리고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체(또는 제약사) 간의 복잡한 수익 배분 구조 위에 서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판매업체는 방송 편성을 위해 방송사에 막대한 비용(시간대 임대료)을 지불하거나, 프로그램 제작 비용 자체를 지원합니다. 외주 제작사는 판매업체의 투자를 받아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방송사는 제작된 콘텐츠를 송출하며 광고 수익을 얻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은, 결국 제품의 소비자가격에 전가됩니다.

 

 

4. 결론: 미디어 리터러시와 합리적 소비의 필요성

 

 

결론적으로, '건강 정보 프로그램'은 정보와 광고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허물어, 시청자의 건강 염려를 상업적 이익으로 전환시키는 고도로 계산된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따라서, 소비자는 해당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정보를 '객관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기보다, '하나의 마케팅 메시지'로 인식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품 구매 결정은 방송 내용이 아닌, 식약처 인증 여부, 핵심 성분의 함량, 그리고 전문가(의사, 약사)와의 상담 등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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