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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산업 분석] '샤테크'의 몰락과 샤넬의 '비가역적' 가격 정책: 베블런 효과의 한계점
수년간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샤테크(샤넬+재테크)' 열풍이 식어가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인한 구매력 저하와 리셀 시장의 거품 붕괴가 맞물린 결과입니다. 하지만 샤넬은 2026년을 앞두고 또다시 가격 인상을 예고하며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샤넬의 고가 정책이 단순한 수익 극대화를 넘어, '에르메스'급의 최상위 포지셔닝을 위한 고도의 브랜딩 전략임을 분석하고, 이것이 예물 시장과 리셀 시장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진단합니다.

1. 가격 결정의 메커니즘: '비용'이 아닌 '가치(Brand Equity)' 기반

일반적인 공산품의 가격은 '원가+마진'으로 결정되지만, 샤넬과 같은 럭셔리 재화는 철저히 '가치 기반 가격 결정(Value-based Pricing)'을 따릅니다.
샤넬이 가격을 올리는 명분은 환율이나 원자재 상승이지만, 실제 목적은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의 유지입니다. 가격이 비쌀수록 대중의 접근이 차단되고, 이는 제품을 소유한 소수에게 '우월감'과 '희소성'이라는 효용을 제공합니다. 즉, 가격 인상은 브랜드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2. 경쟁 구도 분석: '에르메스'를 지향하는 샤넬의 딜레마

럭셔리 시장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합니다. 샤넬의 공격적인 가격 인상은 '루이비통', '디올', '구찌' 등 대중화된 럭셔리 브랜드(Masstige)와의 격차를 벌리고, 최상위 포식자인 '에르메스'의 지위를 넘보겠다는 의도입니다.
| 브랜드 | 핵심 전략 | 소비자 인식 |
|---|---|---|
| 에르메스 | 철저한 '쿼터제'와 '실적(Pre-spend)' 요구.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절대적 희소성. | 대체 불가능한 '자산(Asset)'. |
| 샤넬 | 지속적인 가격 인상(N차 인상)과 '오픈런' 마케팅. 대중적 선망을 이용한 고가 정책. | 접근 가능한 최고의 '사치재'이자 결혼 예물의 표준. |
| 디올/루이비통 | 다양한 라인업과 접근성 확대. 앰버서더 마케팅을 통한 트렌드 주도. | 유행을 타는 '패션 아이템'. |
3. 리셀 시장의 붕괴: 공급 과잉과 수요 위축의 콜라보

'샤테크'가 가능했던 이유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해 '투자 목적'의 가수요가 빠져나가면서 '리셀 프리미엄(P)'이 급격히 소멸했습니다.
- 유동성 축소: 자산 시장(주식, 코인, 부동산)의 침체로 인해 사치재에 쓸 여유 자금이 줄어들었습니다.
- 가격 저항선 도달: 클래식 미디움 백 기준 1,600만 원이라는 가격은, 일반 중산층이 '예물'로 접근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심리적 저항선을 건드렸습니다. 이는 수요 곡선의 이동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4. 결론: '가격 저항선'에 도달한 럭셔리 시장의 미래

결론적으로, 샤넬의 가격 인상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대중적인 판매량 증대보다는, 소수의 VIP 고객에게 집중하여 브랜드의 '순도'를 높이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이제 샤넬은 '재테크'의 대상이 아닌, 순수한 '자기 만족'과 '과시'를 위한 소비재의 영역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환금성'을 기대하고 구매하던 소비자들에게는 악재이나, 진정한 럭셔리의 가치를 추구하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필연적인 생존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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